한의신문
대구 비엠한방내과한의원 원장 이제원 기고
: 내과 진료 톺아보기 11
2024. 7. 17.
"크론병 때문에 배가 한 번씩 엄청 아파요."
10대 여성 환자가 보호자와 함께 내원했다. 4개월 전 진단받은 크론병에 대해 양방 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한의학적인 치료도 함께 받고 싶다고 했다.
한의사의 내과적 관점으로 임상 추론을 시행했다. 증상은 약 3년 전 선홍색 혈변으로 시작되었다. 약 1년 전부터 증상이 심해져 의원급 양방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었다. 내원 4개월 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받아 시행했고 그 결과 크론병이 의심된다고 들었다. 상금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여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avdomen CT) 검사를 시행했고 그렇게 크론병을 확진 받았다고 했다.
내원 당시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아자티오프린, 메살라진, 트리메부틴 및 철분제제 이렇게 네 종류의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2주에 한 번씩 복통이 심하게 발생했고, 그때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추가로 복용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환자의 의무 기록을 검토했다. CT 검사상 상행 결장의 부종성 변화와 함께 우측 복부에서 회장 말단과 소장을 따라 활동성 염증 소견이 관찰됐다. 내원 2주 전 시행된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CRP 11.4 mg/L, MCV 81.5 fL, ESR 33 mm/hr 등 이상 소견이 있었다.
환자는 마라탕과 같은 맵고 자극적인 음식, 빵, 달콤한 디저트류를 주로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채소는 거의 섭취하지 않았고 편식이 매우 심했다.
크론병 진단 후 식사를 한식 위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마라탕만 겨우 중단한 정도였다. 가공식품, 정제된 당분, 화학첨가물 등 위험한 외부인자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임상 증상과 병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충분히 크론병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환명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한방내과적 관점에서 증상의 원인은 '크론병'이라는 질환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식습관이며 몸은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는 외부인자에 대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질환명에만 집중하면 증상을 일으키는 진짜 원인을 간과하는 우를 범할 수 있었다.
우리 몸의 방어 능력과 회복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면역반응, 염증반응이 아자티오프린, 메살라진과 같은 화학합성약물에 의해 억제되거나 차단되는 것은 오히려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고려한 식단을 구성하여 처방했다. 식단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환자가 거의 섭취하지 않았던 녹황색 채소였다. 그리고 脾氣虛 또는 氣虛 濕痰의 辨證 진단을 고려하여 益氣健脾, 渗濕止瀉 작용 이 있는 蔘苓白朮散을 기반으로 方劑를 구성했다.
한약 복용과 함께 아자티오프린 외 다른 약물은 즉각 중단하였고, 면역억제제인 아자티오프린은 점진적 감량하여 치료 2주 후부터 복용하지 않았다.
치료 8주 후 우측 하복부 압통이 크게 완화되었다.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도 상행 결장 및 회장 말단의 부종성 변화 소견이 호전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치료 16주 수 증상은 호전되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22주 후 Calprotectin 수치가 현저히 감소하였고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흉터로 변형된 회맹판막(ileocecal valve)이 관찰되었으나 회장 말단 및 대장 점막 전체가 정상 상태에 있어 크론병은 비활동(quiescent) 상태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한의사의 내과학은 질환명을 넘어 우리 몸이 조화로운 생명 활동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한방내과학이 가진 아주 큰 장점이다.
▼ 기고문의 전체 내용은 한의신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⑪ - 한의신문
“크론병 때문에 배가 한 번씩 엄청 아파요”질환명을 넘어 조화로운 생명 활동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방내과학이 가진 큰 장점
www.ako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