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구 비엠한방내과한의원 원장 이제원 기고
: 내과 진료 톺아보기 12
2024. 8. 21.
"약물 치료는 인간 중심의 치료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고려될 수 있다."
"당뇨 치료의 목표는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고 삶의 질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미국당뇨협회 ADA 의 당뇨 치료 표준 지침 Standards of Care in Diabetes-2024 에 나오는 내용이다.
"체력이 떨어져 자주 피곤합니다."
60대 후반 남성 환자가 내원했다. 피로,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증상 중 하나다. 피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피로의 원인을 찾기 위한 임상 추론을 시작했다. 환자는 약 30년 전에 고혈압과 당뇨를 진단받아 지금까지 계속 화학합성약물을 복용해 왔다고 했다. 약 25년 전에는 고지혈증을 추가로 진단받아 약물이 더해졌고. 그렇게 화학합성약물을 30년 넘게 복용하고 있었다. 비엠한방내과 내원 2주 전 시행한 검사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오히려 상승하여 당뇨 관련 약물이 증량되었다고 했다.
환자의 약물 복용력을 살펴보았다. 환자는 고혈압에 대하여 텔미사르탄, 당뇨에 대하여 글리클라지드, 알로글립틴, 메트포르민, 고지혈증에 대하여 아토르바스타틴,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 중이었다. 그 외에도 아스피린, 덱스란소프라졸과 함께 비뇨기계 증상에 사용하는 약물까지 총 11종류의 화학합성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당뇨와 관련된 글리클라지드, 알로글립틴, 메트포르민이 2주 전 모두 증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는 피로 외에 소화불량, 갈증, 빈뇨 등의 증상도 호소했다. 무엇보다 환자는 1주일에 5회 이상 음주를 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음에도 식습관이 매우 좋지 않았다.
환자의 체질량지수 BMI 는 31.2kg/㎡에 달했고, 본원에서 시행한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당화혈색소(Cholesterol, total 133mg/dL, HDL-Cholesterol 36mg/dL, Hb A1c 7.6% ) 등 이상 소견이 관찰됐다.
병력, 약물, 식습관 및 알코올 소비 패턴뿐만 아니라 나이, 직장, 신체활동, 사회적 상황, 재정 상태, 건강 우선순위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환자에 맞춘 개별화된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된 치료 기간은 7개월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상백피탕 桑白皮湯 과 황기탕 黃芪湯 에 마황 麻黃, 석고 石膏, 대황 大黃, 망초 芒硝 등을 가한 첩약을 사용했다.
환자는 첩약을 기반으로 한 한의학적 치료에 반응이 매우 좋았고 치료를 시작함과 함께 혈당 및 혈압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30년 넘게 복용했던 화학합성약물을 다시 복용할 필요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내원 시 호소했던 피로, 소화불량, 갈증, 빈뇨 등의 증상, 복부 비만도 크게 개선됐다.
환자는 계획된 치료가 종료된 후 첩약 또는 화학합성 약물 등 혈당 강하 요법 없이 6.5% 미만의 당화혈색소를 3개월 이상 유지했고, 이에 당뇨 완화 remission 로 판정할 수 있었다.
당뇨 완화 상태 유지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연속 혈당측정검사 CGM 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식습관 및 생활 습관과 혈당 변화의 상관관계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환자는 "30년 동안 먹었던 약을 더 이상 먹지 않고,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라고 치료 과정을 요약했다.
한의사든 양의사든 의사는 반복적인 약물 처방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 약물은 인간 중심의 치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환자 중심적 치료에 탁월한 한의사의 내과 진료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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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진료 톺아보기⑫ - 한의신문
“해가 바뀌고 체력이 떨어져 자주 피로감을 느껴요” 한의사의 내과 진료는 약물 처방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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