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기고
: 내과 진료 톺아보기 4
2023.11.27.
우리의 생명 활동은 신체를 둘러싸고 있는 내적, 외적 요소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 그렇기 떄문에 질병의 내면은 복잡한 퍼즐과 같다. 내과학은 이러한 질병의 복잡성에 대해 과학적인 태도를 견지하여 탐구하는 학문이다.
"발바닥 통증이 심해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오히려 몸이 부었어요."
5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수개월 전부터 양측 발바닥 통증으로 장시간 걷거나, 서 있을 수 없었고, 최근 좌측 발바닥 통증이 더욱 심해져 집 근처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았다고 했다.
족저근막염으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아 2주일간 복용했다. 하지만 통증을 호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
약 복용후 몸이 붓는 증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투약이력을 조사했다. 환자는 신경병증성 통증에 사용하는 가바펜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록소프로펜, 위장관 운동 조절제인 모사프리드 총 3가지 약물을 13일분 처방받았다.
가바펜틴은 혈관 또는 말초부종, 얼굴부종, 전신부종 등 이상반응을 발현시킬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약 복용 후 몸이 붓는 증상에 대한 충분한 단서가 되었다.
발바닥 통증이라는 질병의 내면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병력 청취와 기본 검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대증적인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 질병을 탐구해 보고자 했다.
족저근막 평가를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상 양측 족저근막의 두께가 약간 두꺼워져 있음이 관찰됐다. (우측 0.44cm, 좌측 0.43cm)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BMI가 30.5kg/㎡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Triglyceride 174 mg/dL, Hs-CRP 2.61 mg/L로 높았고, 인슐린감수성 평가를 위한 HOMA2-%S는 74.6 %, 인슐린저항성 평가를 위한 HOMA2-IR은 1.34였다.
또한 갱년기 평가를 위한 호르몬 검사에서 FSH 36.9 mIU/mL, Estradiol(E2) 10.1 pg/mL 로 FSH 수치가 증가해 있었다.
비만, 족저근막염, 고중성지방혈증, 인슐린저항성, 불규칙 월경 및 습담증, 간비불화증으로 진단했다.
가미소요산을 합한 처방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고, 건강에 유해한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치료 8일 차, 환자의 체중은 처음보다 5kg 감량됐다. 그 결과 발바닥 통증은 개선됐다.
4개월이 지났을 때, 체중이 약 15.6kg 감량됐으며, 진단의학적 검사 결과는 Triglyceride 41 mg/dL, Hs-CRP 1.05 mg/L, HOMA2-%S 223.7%, HOMA2-IR 0.45 로 회복됐다. 또한 함께 있던 전신이 붓는 증상, 등 부위 열감, 수면 및 배변 상태도 모두 개선됐다.
약 복용 후 통증은 줄어들었는데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는 질병이라는 퍼즐을 제대로 해결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퍼즐을 제대로 풀었다면, 통증이 줄어듦과 함께 부수적인 증상도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한의사에 의한 내과학, 즉 한방내과학은 한의학 이론에 기반해 과학적인 태도로 질병의 내면을 탐구하여 진단하며, 이를 통해 훨씬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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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진료 톺아보기④ - 한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