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구 비엠한방내과한의원 원장 이제원 기고
: 내과 진료 톺아보기 8
2024.4.15.
"두 달 전부터 부위를 옮겨 다니는 가려움이 나타났어요. 알레르기 검사를 했지만 가려움의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2주 전에는 평소 혈압과 간질환 때문에 다니던 병원에서 혈액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요. 가려움이 있을 정도로 수치가 높지는 않다고 들었습니다."
40대 남성 환자가 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 고혈압 : 아질사르탄, 암로디핀, 네비보롤
- 고지혈증 : 페노피브레이트
- 간질환 : 우르소데옥시콜산, 비페닐디메틸카르복실레이트
- 가려움 : 에피나스틴
고혈압은 3년 전 진단받아 투약, 간질환은 2년 전부터 복용했다고 했다. 3개월 주기로 병원에서 혈액 검사 및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추적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원의 담당 양의사로부터 "운동하세요", "체중 감량하세요"라는 말만 들었을 뿐 정확한 검사 결과는 모른다고 했다.
1주일에 2회 이상 음주를 하고 있었고, 1회에 평균 소주 2병 이상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주로 시리얼로 해결하고 있었고, 야식 섭취가 잦았다. 그 결과 환자의 BMI는 29.0kg/㎡에 달했고, 최근 6개월 동안 체중이 5kg 증가한 상태였다.
본원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는 중증도 이상의 간지방증 소견이 관찰되었다.
가려움은 단순히 피부에 국한된 문제라고 판단할 수 없었다. 장기간 복용 중인 아질사르탄, 암로디핀, 네비보롤, 페노피브레이트, 우르소데옥시콜산은 모두 부작용으로 가려움을 발생시킬 수 있는 약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코올 소비 패턴과 이에 따른 간질환,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비만 상태 등도 모두 가려움과 관련이 있을 수 있었다.
우선 고혈압, 알코올 관련 간질환, 이상지질혈증, 비만, 당뇨전단계와 함께 영·홍한 설질, 백·후한 설태, 홍·활·약한 맥상을 바탕으로 습열 및 풍열로 인한 풍소양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체질을 평가하여 형방도적산을 기본으로 처방을 구성했다.
치료 5일 차, 아침 수축기 혈압이 110mmHg 아래로 떨어져 아질사르탄의 복용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치료 17일 차 이후로는 가려움증이 완전히 호전돼 더 이상 에피나스틴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었고, 모든 양약을 중단할 수 있었다. 환자는 '신기하다'라는 한 마디로 자신의 질병 회복 과정을 표현했다.
생명 활동과 질병의 본질은 속담 속 코끼리에 비유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이 가진 포괄적인 관점은 질병의 내명, 생명 활동의 본모습을 탐구하는 데에 큰 강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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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진료 톺아보기⑧ - 한의신문
“두 달 전부터 가려움이 나타났는데, 원인을 몰라요”
한의학의 포괄적인 관점은 질병의 내면, 생명 활동의 전체적인 모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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